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왼쪽)이 17일(현지시각)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시실 라마포사 남아공화국 대통령을 만나 손을 맞잡고 있다. 이들은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 중이다. 브라질 대통령실 제공. AFP 연합뉴스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을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에 견주며 강력히 비판했다. 이스라엘은 “홀로코스트를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발끈했다.
룰라 대통령은 18일 에티아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에 참석해 “가자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일어나는 일은 역사에서 거의 전례가 없다”며 “정말로 그건 히틀러가 유대인을 죽이기로 결심했을 때 있었던 일”이라고 말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해 지금까지 이스라엘에서 1200명 이상을 숨지게 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공격에 나섰고, 이 때문에 불과 넉 달 만에 팔레스타인 주민이 2만8천명 넘게 숨졌다. 팔레스타인 주민이 겪고 있는 이 비극을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에 의한 유대인 대량학살 사건인 홀로코스트에 비유하며 비판한 것이다.
이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소셜미디어에 ”홀로코스트를 욕되게 하고 유대인에게 해를 입히고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이스라엘을 히틀러와 나치의 홀로코스트에 견주는 건 레드 라인을 넘어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룰라 대통령이 “나치에 의해 살해된 600만 유대인의 기억을 헐뜯고 가장 끔찍한 반유대주의처럼 유대국가를 악마화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누구도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위태롭게 할 수 없다”며 이스라엘 주재 브라질 대사를 불러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하마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룰라 대통령의 비판 발언을 반기며 사의를 표했다.
룰라 대통령은 애초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이후 이스라엘의 가자 보복 공격이 팔레스타인 주민의 대규모 희생을 부르자 이에 대한 날선 비판을 하고 있다.